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폴은 같은 말레이 반도에 위치해 비슷한 기후를 보인다. 3-4월, 10-11월 두 번의 몬순 기간(우기)이 있어 이 시기에는 소나기가 자주 찾아온다. 우리의 장마처럼 비가 하루종일 내리기 보단 짧고 강하게 내리는 경향이 있다. 덥지만 건기에 해당하는 여름이 대대적인 세일기간 이기도 해서 이 시기에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 쿠알라룸푸르는 쇼핑 여행지답게 3-4월 그랑프리 세일, 6-8월 메가 세일, 11-1월 이어엔드 세일의 연중 세 번의 큰 세일시즌이 있다. 싱가폴은 두 번의 몬순이 비교적 약한 편인데다 하루에도 비가 내렸다 화창해지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방문해도 계절의 큰 영향이 없다. 2월의 설 축제나, 4월의 미식 축제인 고멧 서밋(World Gourmet Summit), 5-6월의 아트 페스티벌(Art Festival), 5-7월의 그레이트 세일(Great Singapore Sale), 7월의 푸드 페스티벌(Singapore Food Festival), 8월 9일의 독립기념일 퍼레이드(National Day Parade), 8월의 마리나 베이 불꽃 페스티벌(Fireworks Festival) 등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에 맞춰 여행시기를 선택해 보자.
하노이는 여름이 가장 덥고 습하며 많은 강수량을 보이고 겨울 시즌이 상대적으로 덜 습하고 시원한 날씨를 보인다. 겨울의 평균기온이 17~19도 정도로 여행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다낭은 8월부터 몬순이 시작되어 10-11월 가을에 가장 많은 비와 태풍이 찾아온다. 건기인 1월에서 7월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3~4월이 강수량이 적고 25~30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해 다낭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태국의 방콕과 푸켓은 늦봄부터 여름, 초가을까지 우기에 해당한다. 습한 우기를 피해 화창하고 따뜻한 겨울 시즌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방콕의 6-8월은 어메이징 타일랜드 그랜드 세일(Amazing Thailand Grand Sale) 기간으로 덥지만 쇼핑에 목적이 있다면 이 시기에 방문하는 것이 유리하겠다. 4월 13일은 송크란(Songkran)이라는 태국의 설 축제가 열려 도심에서 물싸움을 하는 진풍경을 즐길 수 있다.
코타키나발루는 적도성 기후를 보여 봄과 가을 두 번의 몬순이 찾아온다. 5~6월과 9~11월 사이의 강수량이 많은데 특히 가을의 강수량이 가장 많다. 우기에도 온종일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며 집중호우성 소나기가 주로 내린다. 연중 30~32도의 더운 날씨를 보여 습도가 낮고 그나마 기온이 낮은 편인 2~3월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활동하기 좋다.
이렇듯, 도시마다 여행 적기가 다른데 생각보다 한여름에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가 많지 않다. 우리네 휴가가 여름에 몰려 있어 우기인 보라카이나 세부도 여름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여름 휴가 날짜를 조금 당기거나 미룰 수 있다면, 북적이고 비싼 여름성수기를 피해 훨씬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